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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은 가을의 가장 깊은 끝자락이다. 물론 그런 동시에 겨울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복한 눈이 덮이지 않은 바닥과, 낙엽진 쓸쓸한 나무들의 앙상한 실루엣은 오히려 가을에 어울린다. 짙고 진한 가을내음이 뼈속까지 파고드는 바람이 때론 서글퍼지는 그런 시기. 개인적으론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4월과 봄이 문제였다. 주로 가을은 남자들이 더 탄다고들 하는데, 어느.. 잘 알지 못했던 한 남자의 가을 타기 덕분에 종일 브람스 4번을 들을 수 있어 좋았던 날이었다. '브람스 4번을 함께 좋아했던 여자는 이제 없다. ... 둘만의 비밀이 있다는 건 축복이자 저주다. ... 함께했던 시간은 상처가 아니다. 브람스 4번을 들으며 지나쳤던 거리와 숲의 정경은 아름다운 그림으로 생생하다. 음악이 없으면 풍경은 밋밋했고 대화는 건조했다. 불같은 여자와 나무 같은 남자는 원인과 결과의 연동처럼 상대를 태웠다. 불의 끝은 재뿐이다. 태우기 위해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필요로 했다. .. 가을은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윤광준 '아! 또 가을이다'의 글 중.. 지나가듯 읽었던 글 덕분에 차에 올랐을 때 추운 날씨를 가득 매우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던 복잡거리던 CD를 빼고 브람스를 넣었다. 그리고 강변북로를 지나 반포대교를 건너 다시 올림픽대로를 타 돌아오던 길의 배경음악은 무한반복되던 10분 남짓한 브람스 4번의 1악장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 도입부의 선율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것, '근엄한 인간 브람스가 작심하고 뭇 인간들을 괴롭히기 위해 감정을 짜내 작곡한 것이 분명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며 더구나 그런 곡을 함께 들으며 만들어졌을 추억을 뿌리치고 서로를 떠난 연인들에게 유행지난 가요가 아닌 불멸의 곡 하나가 얼마나 사람을 후벼팔지 알만하다. 어쩌면 서로에게 복수가 되었을 그것을 간교하고 처절하단 말로 표현한 것은, 스스로의 미련을 얼마간 인정함이다. 아니, 적어도 자신은 자기를 알기 때문이다. 부러운 일이다. '하필' 브람스 4번에 그런 슬프고-결말상- 아름다운-과거 그때의 시점에서- 기억을 담고 있다는 것. 그것을 함께 좋아한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 함께 들으며 즐겼던 다른 것들이 그 곡으로 인해 연상될 수 있다는 것과, 심지어 지금까지도 가을이면 그녀를 떠올리며 당시의 배경음악을 듣는 일이 '찢어지게'는 아니더라도 아련하게 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아울러, '절실하게 필요로 할 땐 가질 수 없고 가질 수 있을 땐 필요가 절실하지 않은 쌍곡선의 비애'에 다시 꽂힌다. 차이코프스키 비창의 3악장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브람스 4번의 1악장은 박수가 치고 싶게끔한다. 그렇게 저절로 터져나오는 박수가 아닌 조금 잔잔한 종류의 것으로. 그 하나로 애절하게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듯한 완결감에서 느껴지는 감동에 의한 것이다. 곡에 대한 감수성 예민한 평가는 그것을 평론적 입장에서 설명하며 감상을 설득하듯이 쓰인 글보단 오히려 사연 있는 음악의 이야기하는 듯한 수다마냥.. 더 '왜?'를 자극하며 어렵지 않게 다시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아마 내일도 그대로 걸려있는 브람스 4번을 들으며 학교를 향할 것이다. 나 역시도 누군가와 '심하게' 그 곡을 함께 하고 싶다.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듣고 싶어도 아파서 못 듣다가 들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도록. 마음껏 빠져 잔인하게 괴롭힘 당할 수 있도록.. ![]() 새섬은 관광지로 거듭난 것으로 따지면 아주 따끈한 관광지에 해당한다. 천지연폭포 근처에 있어 다른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좋다.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갈등의 혼조를 뒤로하고 이 둘이 어떻게 조화로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태공원이 된 새섬은 벌써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생태 그대로의 상태를 두고 그 위에 데크를 깔아 한바퀴 가볍게 돌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했다. 주변에 보이는 바다와 밤섬의 풍경이 섬을 돌아나가는 길에 연속되면서 자연을 바로 발밑에서 느낌과 동시에 먼 경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섬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보행자용 다리가 놓여졌고, 그 위에 거대한 상징적 조형물이 들어섰다. 다리와 일체화 된 디자인으로 다리 아래에 휴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데크는 배의 데크마냥 멀리서 보면 다리자체가 하나의 배가 되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두바이의 호텔을 연상케한다. 너무 비슷하다는 이유로 다시 만들어진 게 그것이더란 얘길 들어가며 들었지만, 그렇게 해서 바꾼게 이거야.. 싶을 정도로 그 생각을 떨쳐보내긴 어려웠다. 하지만, 돌아나오는 길에 하단부와 함께 비춰진 모습에서는 이것이 어떤 컨셉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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